고민….

내가 대학교 들어와서 2년 동안 배운 게 모지? 솔직히 공부는 하나도 안 했고, 그래도 신학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배웠다. 물론 하나님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것은 산 같지만, 그래도 다른 과목에 비하면 (아예 뭘 배웠는지 생각나지도 않고 수학도 다 까먹었다) 신학은 조금은 배운 게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유용한 걸 배우고 싶다. 신학과 철학 그리고 인문학이 절대로 유용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도리어 사람에게 진정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신학이고 인문학이다. 이것들을 사람의 생각과 세계관을 완전히 바꿔놓기 때문에 신학자와 철학자들은 단 한 명이 세상을 바꾸는 경우가 역사에 많았다. 이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학문들은 정말로 진심으로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고까지 나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나의 업으로 삼을 수는 없다. 신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목사님과 신학 교수님들이고 그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교회의 지도자로 세우신 분들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양떼들을 이끌고 보호하고 보살피는 사람들로서 그 수에 있어서 아주 아주 적은 소수이다. 한 교회에 단 한 명의 목사님 밖에 있지 아니한가.

신학 뿐만 아니라 철학자들마저도 극소수이고 특별히 이론을 많이 공부하고 학식을 쌓는 사람은 한 조직의 리더가 될 가능성이 많지만 정말 극소수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지혜를 사용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베풀어주신 능력들과 기회들을 잘 생각해보고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하는데 내가 큰 조직의 리더나, 학자가 될 사람인가? 아니,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를 내가 잘 알고 나는 내가 얼마나 바보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 누군가는 아직 나는 어리고 발전해야 할 점이 많고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솔직히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이 큰 연구대학인 UCSD에 들어와서 고등학교 때 하던 것과 똑같이 쳇바퀴 돌리듯 대형 강의실에 가서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고 성적을 받았다. UCSD 좋은 학교지만 나만큼 똑똑하고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속이지 말고 스스로를 높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동시에 내가 나의 역량을 낮추고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와 능력을 게으르게 사용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으신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 비추어봤을 때 나는 우리 아빠처럼 기술자나 이 사회에 유용한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너무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학문보다 진짜 실용적이고 사회에 나가서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기술만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철학 클래스나 신학을 나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주로 공부하고 모든 시간과 노력을 거기에만 쏟는 것은 내가 넘어선 안되는 선을 넘고 스스로 목사나 신학자나 리더가 될 거라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 대신에 나는 사회에 나가서 진짜로 유용한 일,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일을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딱 들어맞는 것이 진짜 엔지니어링 아닌가. 하지만 또 생각해봐야 할 것은 엔지니어링은 과학이란 범주에 속해있다. 나는 좀 더 문과 같은데 문과에 속한 것 중에 진짜로 유용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있나? 문과도 인문학이 있고 사회과학이 있는데 나는 뭐 같나? 잘 모르겠다 아직도. 하지만 이제 진짜로 알겠는 것은 쓸데 없는 지식이 아니라 진짜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 회사나 직장에서 진짜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생각해야 할 것은 심지어 이런 중요한 것들 가운데에서도 그 요구하는 지식과 역량이 다를 수 있다. EE가 ME보다 좀 더 어려운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근데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책을 많이 읽고 실용적인 그런 것에서는 배울 수가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정말 나는 실용적인 지식을 하나도 공부하지 않았다. 이론적인 것에만 너무 치중했다. 메카니컬 엔지니어링 EE가 인기 있는 이유가 있는거다.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가 있는거다. 나는 그냥 무조건 사람들이 많이 하니까 나쁜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게 인기가 많다는 것은 정말로 사회에서 요구되고 필요한 스킬을 배운다는 것 아닌가. 나는 진짜로 뭘 공부해야 하나. 아직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았는데…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이 모든 기회와 능력들을 어떡해 하면 가장 잘 발전시키고 사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이 이 사회에 정말로 필요하고 (영적인 것은 목사님이 담당한다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은 교회가 아닌 이 세상의 영역에 속한 것들) 나의 이웃들은 무엇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가. 그리고 내 안에 열정, 내 안에 관심 그런 게 있긴 한가. 그런게 없는 이유가 내가 이 세상을 너무 몰라서 그런게 아닌가. 나머지 이 대학교 2년 정말 어떻게 보내야 하지…?

(내가 진짜로 했던 고민이고 심각하게 했던 고민이다. 나중에 더 커서 읽어보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해결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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